• 문화예술
  • 문화예술

문화예술

문화예술

웹진 317 호 | 기사입력 [2022-02-24] | 작성자 : 강서구보

수리조합 터가 열린문화센터로 변신-강서향토사

20220224192408.jpg
대한제국서 시작된 수리조합

대한제국은 1906년 수리조합 조례(전문 13)를 제정하여 근대적 규모의 수리사업 전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이 조례에 근거해 전북옥구서부조합(1908)을 시작으로 임익, 밀양, 연산(논산) 4개 지역조합이 설립되었고 관개(灌漑 )개선을 위한 수리조합 사업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일제 강점기(1910) 초기부터 조선총독부는 조선을 일본의 선진공업화를 위한 식량공급 기지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농업정책을 적극 추진하였다. 일본은 조선토지개량주식회사와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거대 토지회사와 대규모의 농장을 만들었다. 이들은 일본 자본계의 토지소유 지역을 중심으로 수리조합을 확장해 나갔다. 이 무렵 군산에 농장(不二農村 600만평, 저수지 100만평)과 수리조합을 만든 일본인 후지이간타로조선수리 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낙동강 삼각주의 비옥한 농토와 풍부한 농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을 간파한 일제는 김해평야에 김해수리조합’(191211)을 설립하였다. 이어 대저수리조합(191611)을 설립하였으며 조합원 160명에 몽리면적(蒙利面積; 수리시설을 통하여 농업용수를 받는 면적)1,970정보에 달하였다.

토지개량과 미곡증산이란 미명하에 전개되는 사업이었지만 2차에 걸쳐 시행된 산미 증식계획은 일본인 대지주들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조선인 중소 자작농과 소작농들에게 과도한 공사비와 수세(水稅)를 전가하자 전국적으로 수리조합설치를 반대하는 농민운동(1921~1934)이 일어났다. 이는 일제의 식민정책과 농업수탈에 대항하는 항일농민운동으로 독립운동의 의의를 지니기도 한다.

대저수리조합은 설립 이후 근래에 이르기까지 관할 농지에 혈관과도 같은 관개수로를 만들고 양수장과 배수장을 설치하였다. 대저조합에서 관리하던 용수로의 전체길이는 무려 588Km에 달하고 배수로는 342km이며 총 수혜면적은 5,450.1ha에 이른다.

대저수리조합은 토지개량조합, 농어촌진흥공사, 농업기반공사로 명칭이 변경되기도 하였으며 한국농어촌공사(2008) 부산지소 대저관리소가 되면서 사무소를 이전하였다. 수리조합 건물과 부지는 최근까지 뒤편 비료창고와 함께 도시재생센터 사무실로 수년간 사용되었다.

 

수리조합 건물에 전투기 추락

19522226.25 한국전쟁 당시 평강비행장에서 출격한 미군 제트전투기(F86 Sabre)가 작전 중 불행하게도 수리조합 사무실이 있는 곳에 추락,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일본군 해군비행장으로 사용되었던 평강비행장은 연합군이 참전하면서 칠점산을 깎아 활주로를 확장하고 야전용 ‘P.S.P(pierced steel plate, 구멍철판)’을 깔아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개전초기 평강비행장에는 미군의 함재기로 태평양 전쟁에서 활약한 ‘F4U 콜세어(Corsair)’ 전투기가 들어와 작전을 수행하였다. 하지만 점차 아음속(亞音速)제트기인 ‘F86 세이버(일명 색색이)’ 전투기로 교체되어 제공권을 장악하였다. 이 전투기는 전쟁기간 미그기 792대를 격추하는 대기록을 세웠고 전후 한국공군의 주력기로 사용되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조합의 사무실에서 일하던 직원 7명과 인근의 주민들을 포함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사무실은 불타 버렸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군에 의해서 건물이 다시 세워지고 부지내의 화단에는 순직직원위령비와 건물을 다시 세운 경위를 기록한 비석이 건립돼 그때를 상기시켰다.

 

수리조합 터가 문화센터로

무려 106년 전에 설립되어 강서평야를 적셔왔던 옛 수리조합 터는 인접한 사덕시장과 함께 오랫동안 대저의 교통과 경제의 요지였지만 한동안 낙후된 지역으로 머물러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동안 도시발전이 정체되고 문화발전에 소외되어 온 것을 묵묵히 지켜본 수리조합 터는 이제야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이곳에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복합문화시설인 강서열린문화센터가 착공(2022119)되었다.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지하1층 지상7층의 고급스러운 빌딩(연면적7,245.4)이 들어선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다목적 홀을 비롯하여 다양한 전시실과 문화원이 입주하여 열린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게 된다. 일제 때 세워진 수리조합공사비와 순직직원 위령비, 사무소복구 건축기념비 등은 건물이 준공되면 문화센터 앞마당에 재설치하여 땅의 역사를 기억하게 할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혈관과도 같은 관개수로가 강서의 대지를 적셨듯이 수리조합 터에 새워진 문화센터는 지역주민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강서문화중흥의 초석이 될 것이다. 배 종진/강서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





공공누리 제4유형: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 및 변경 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
문화체육과 / 공보계 (051-970-4074)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구정관련 건의사항 또는 답변을 원하는 사항은 강서구에바란다 코너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