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우리동네 맛집은 서부산유통단지 내 일본식 국수집 아카렌을 찾았다. 일본식 국수집이라 해서 종류가 다양한 것은 아니다.
매콤한 맛의 탄탄멘과 마제우동, 돈가스와 새우튀김뿐이다. 아카렌은 이런 메뉴를 사이드나 단품 또는 두 개를 조합해 세트로 내놓는다.
후텁지근한 여름철에 뭔 탄탄멘과 우동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비가 간간이 뿌리는 우중에는 약간 매콤한 게 당겨서다. 일부러 찾아가 단품으로 먹기에는 약간 서운한 감이 있다. 그래서 탄탄멘과 등심돈가스 세트를 시켰다. 다른 이는 마제우동과 특왕새우튀김 세트를 주문했다. 일본식 면기에 담겨 나온 탄탄멘은 가게 이름(赤蓮)처럼 조금 붉은 색을 띤다.
한 숟가락 떠 넘기니 맛이 제법 칼칼하다. 하지만 손사레를 칠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저 약간 매콤하달까.
원래 탄탄멘은 중국 사천성에서 서민들이 즐겨 먹는 면요리다. 고춧가루와 향신료를 푼 매콤한 고기국물에 국수를 말았다. 아카렌에서 먹는 탄탄멘은 돼지와 닭을 3시간 곤 육수에 10가지 향신료가 들어간 타이완 다진고기 양념(타이완 민치소스)을 첨가했다.
이 때문에 얼큰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먹기에 딱 좋은 맛이다. 면도 생면을 써서 찰기가 있고 쫄깃하다.
더 자극적인 맛을 원하면 식탁에 비치된 후추나 산초가루를 쳐서 먹으면 좋다. 초등학생 손바닥 정도의 돈가스도 바싹하니 식감이 괜찮다. 탄탄멘의 면을 다 건져먹은 뒤에 국물에 밥을 조금 말아 먹을 것을 권한다. 밥과 단무지, 김치는 자유롭게 셀프 이용이 가능하다.
마제우동과 특왕새우튀김 세트는 국물이 없는 우동과 커다란 튀긴 새우 두 마리가 나온다. 쫄깃한 우동면에 민치소스와 날달걀 노른자를 잘 섞는다.
마제(混ぜ)우동은 우리 말로 비빔우동이란 의미다. 면은 차갑지도 그렇다고 뜻뜻하지도 않은 그저 먹기 좋은 온도다. 우동면을 삶아 물에 씻고 차가운 간장 소스를 끼얹었기 때문이다.
쫄깃한 우동면을 소스에 잘 섞여 먹은 뒤에 역시 밥을 조금 비벼 먹도록 한다. 새우도 15㎝쯤 되는 크기로 바싹하고 고소하다. 프랜차이즈인 아카렌은 ‘혼밥’이나 ‘단밥’으로 깔끔하게 한끼 해결하기에 좋다.
메뉴=탄탄멘(곱배기) 6,900(8,900)원, 탄탄멘+일식등심돈가스 9,800원, 탄탄멘+특왕새우튀김 1만1,900원, 마제우동 7,900원, 마제우동+일식등심돈가스 1만800원, 마제우동+특왕새우튀김 1만2,900원 등 아카렌 ☎ 832-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