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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343 호 | 기사입력 [2024-04-24] | 작성자 : 강서구보

'4월 이야기'-사색의 풍경(박주영)

지난 여름부터 나의 눈에 들어오던 그. 가을을 타고 내 맘 깊은 곳에 자리 잡더니 겨우내, 내 맘 시리게 하고 찬란한 봄, 눈부시게 환한 미소로 날 아프게도, 때로는 날 기쁘게도 했다.

봄꽃처럼 수수하고 봄 햇살처럼 따사로운 그는 내 곁을.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벚꽃비가 봄바람에 흩날리는 4월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우리들의 아련한 첫 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러브 레터를 만든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四月物語)’.

영화는 시작 영상에서부터 엄청난 양의 벚꽃이 우수수 떨어진다. 머리 위에,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수준이 아니다. 흐드러진 벚꽃에서 흠뻑 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곤 우리 몸 저 밑에 깔려있던 감성을 조용히 일깨운다. 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벚꽃 피는 봄은 우릴 감성에 물들일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이 먼저 도쿄의 한 대학에 진학한 선배를 향한 아름다운 짝사랑 정도. 내색도 못한 채 사랑하는 그의 주위를 돌면서 수줍고 행복해하는 주인공을 보면 애잔하다.

벚꽃이 활짝 피고 난 뒤 봄비에 떨어져 못내 아쉬운 것처럼 언제나 짝사랑은 애틋하다. 그래서 나는 짝사랑과 벚꽃이 날리는 4월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내 마음을 세차게 흔들었던 그 사람 덕에.

짝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이도 있을 테고, 자신만 아는 미소를 짓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짝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저만의 사랑이기에 떠올릴 기억조차 많지 않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무뎌진 마음과 아팠던 기억만 잔상으로 남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루지 못한 짝사랑은 머릿속이든 마음속이든 한 구석에 봉인해 묻어두고 싶은 것이다. 그건 미련이 아닌 아팠지만 소중했던 지나간 세월의 아름다운 흔적이니까.

4월도 하순, 봄은 온 세상을 다양한 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던 봄은 낮이면 벌써 여름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5월 초순까지는 봄이다.

아직 즐기지 못한 봄이 여러분 곁에 머물러 있다. 봄이라서 맞을 수 있는 생동감과 설렘은 다른 계절을 맞이할 때는 쓰지 않는다. 봄꽃을 눈에 담지 않고 봄을 보내주기에는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다. 벚꽃은 기어코 떨어졌어도 다양한 봄꽃은 아직 많다.

봄이 짙어지는 지금, 자연은 형형색색의 꽃으로 봄 풍경을 그리고 있다.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고 찬찬히 봄의 청취를 흠뻑 느껴보길 바란다. 봄은 볼게 많아서 봄이라고 한다. 그러니 짝사랑은 그냥 보내줬어도 봄은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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