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주춤해지긴 했지만 대파 가격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현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대파 한 단의 평균 가격은 5천원이나 한다. 1년 전 2천 원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100~200% 올랐다. 물론 다른 채소 가격도 오르긴 했지만 유독 대파 가격만 급등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파 가격은 지난해 동월대비 227.5%나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53.9% 올랐다.
이렇게 대파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이유로 최근 4~5년간 대파 가격이 폭락,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확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지난 여름과 올 겨울, 이상 기후로 대파의 작황이 좋지 않고 코로나19로 외국인 일손이 부족, 출하량이 대폭 줄어 든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명지대파로 이름난 강서구의 경우 지난 2011년만 해도 400여 농가가 450㏊에 대파를 재배했다. 하지만 명지국제신도시 조성 등으로 지난해에는 재배면적이 244㏊로 크게 줄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명지대파는 전국 대파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재배되었다. 명지는 사질양토로 대파 재배에 잘 맞는 토양이었지만 각종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과 값 폭락, 중국산 대파 수입으로 재배가 크게 줄고 말았다.
강서대파연구회 우성호 전회장은 “대파 가격 폭등의 원인은 아무래도 최근 몇 년간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면서 “여기에다 이상 기후로 인한 생육과 작황부진도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대파 가격이 폭등하자 각 가정에서는 대파를 직접 키워 먹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시장에서 대파를 사다 뿌리 윗부분 한 뼘 정도 남기고 잘라 화분이나 물컵 등에 심어 자라면 잘라 각종 요리에 이용한다는 것. 요리의 감초같은 대파는 이렇게라도 키워서 먹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가격 폭등으로 인한 웃지 못할 진풍경이다.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대파 가격은 당분 간 이어지다 겨울 대파 작황이 회복되고 봄 대파 출하가 시작되는 3월 하순께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명희 구보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