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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304 호 | 기사입력 [2021-01-22] | 작성자 : 강서구보

"우직하고 부지런히 살아보자"

  • 새해를 맞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돼간다. 입춘(23)이 지나면 소띠해인 신축년(辛丑年)이 본격 시작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십간 중 여덟 번째인 신()이 흰색이어서 십이지 중 소의 축()을 만나 하얀 소의 해가 된다. 전통적으로 하얀 소는 하늘과 줄기를 상징하는 천간(天干)신과 땅의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地支)축을 짜 맞춘 것이라 신성한 기운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신성한 기운을 포함한 하얀 소의 해를 향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올해도 소처럼 우직하고 부지런히 살면 좋은 일은 많이 생길 터이다.

    불가(佛家)에서 소를 진리의 상징으로 보고, 심법전수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어느 사찰이고 간에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길인 심우도(尋牛圖)를 절집 벽에 그린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게다가 소는 느리지만 성실하며, 온순하고 끈질긴 성격으로 농경중심 사회에서 인간들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 신라 지증왕 때 소를 이용한 농사가 시작되면서 가장 인간친화적인 동물로 자리 잡았다. 이후로 소는 인간과 밀접한 역사를 갖고 있다.

    조상들은 입춘 전후 마을에 흙이나 나무로 만든 소 모형을 세워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풍년을 기원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소를 조상처럼 위한다는 의미에서 소는 농가의 조상이다고 했다. 또한 생활 속에서 널리 활용돼 온 소를 두고 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없다’,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는 재밌는 속담도 생겨났다.

    그리하여 이전부터 소가 문학 소재로 많이 활용되었다. 먼저 조선시대 영조 대의 시인인 이병연(李秉淵·16711751) 和君垂騎牛吟(소를 타고 읊조리다)’ 제목의 한시를 한 번 보자.

    앞에 가는 소(前騎牛)/ 맑은 시내의 굽이에서 물 마시고(飮之淸溪灣)/ 뒤에 가는 소(後騎牛)/ 무성한 풀밭에서 우네(郤鳴豊草間)/ 맑은 시내 무성한 풀밭, 가다 멈추다 하니(淸溪豊草自行止)/ 등 위에 한인(閒人·한가로운 사람)이 있는 것 어찌 알리(安知背上有閒人)/ 閒人은 스스로 한가하고 소는 스스로 만족해 하니(閒人自閒牛自得)/ 천산만수의 길 너와 함께 하리라(共爾千山萬水身).槎川詩抄卷上

    이 작품은 소를 탄 흥취를 도가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소는 소대로 만족스러워 등 위의 사람을 잊고, 한가로운 사람(閒人)은 그대로 한가한 흥취에 젖어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소와 함께 이처럼 한가로운 삶을 지속하고자 하는 바람을 노래한다. 당시 양반들에게 있어 벼슬에 나가는 환로(宦路)와 상대되는 공간은 전원이었고, ‘騎牛(기우)’는 그러한 전원공간을 집약하는 장면이었다.

    다음은 소가 농사에 얼마나 요긴한 동물인지를 잘 보여주는 이만부(李萬敷·16641732) 한시 無牛歎(소가 없음을 탄식함)’이다.

    가을에는 가난하여 소 기르기 어렵지만(秋貧難養牛)/ 봄날의 농사에 소가 없을 수 있으랴(春農可無牛)/ 가을에 근심거리 없애면(秋以除憂)/ 봄엔 더욱 근심하게 되네(春益憂)// 소가 있으면 열 사람 할 일을 해내니(有牛可能當十人力)/ 소 없이는 하루도 농사지을 수 없네(無牛不能作一日穡)/ … ….息山先生文集2”

    소가 열 사람 몫을 할 정도로 농사짓는 사람에겐 반드시 있어야 되지만 세금 감당 이후에 소를 키우기 어려운 현실, 또 세금을 감당하기 위하여 소를 팔아야 하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당시 농민들의 고통을 적시하고 있는 시가 제법 있는데, 그만큼 삼정(三政)이 문란하였던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작품들의 소재 외에도 소는 전란으로 많은 사람이 살상될 때 함께 죽기도 하고, 몰래 도살되기도 하고, 수탈 품목의 최우선에 들기도 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창궐로 불안하지만 하얀 소의 해를 맞아 여유와 풍요, 힘 있는 소의 기운으로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 디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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