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
  • 문화예술

문화예술

문화예술

웹진 287 호 | 기사입력 [2019-08-26] | 작성자 : 강서구보

강서칼럼-여름을 이기는 풍경

  • 삼복더위와 함께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삼복이란 여름절기 중에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를 지나서 초복 중복 말복으로 찾아오는 더위다. 한자어로 삼복의 복()자는 더위가 두려워 엎드릴 복자라고들 한다. 하지만 현대적인 해설에 의하면 꺾는다는 뜻도 된다고 한다. 더위를 피하거나 무서워서 엎드려 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위를 꺾어 넘기고 이기겠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뜻이라고 해석한다니 현대적인 해설법이 훨씬 좋은 듯하다

    무더운 여름을 나면서 사람들은 더위에 지쳐서 입맛을 잃기가 쉽다 옛날 어른들은 보양식으로 복날쯤이면 개고기를 즐겨 먹었었다. 요즘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지들과 어울려 더위를 이기기 위한 음식으로 삼계탕이나 장어요리 소고기 등으로 입맛을 잃지 않으려고 더운 음식들을 즐겨먹는다.

    한 여름 들어 이맘때면 하루를 잡아 남편의 옛 친구들을 불러서 삼계탕을 끓여서 대접하는 날이다. 남편이 퇴직을 한 후 딱히 할 일이 없어 보이고 외로움을 타는 것 같은 남편을 위해 그의 옛 친구들을 불러 여름건강식을 한번 대접한 것이 이제는 여름이면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세월 앞에 어느덧 머리에 허옇게 서리가 내리고 일없이 늘 바쁜척하는 백수들을 위해 오늘은 땀방울을 흘리는 하루다.

    어린 닭을 준비하고 황기와 엄나무를 우려낸 육수에 인삼뿌리와 밤 대추 마늘을 푸짐하게 넣고 잘 불린 찹쌀을 가득 넣어 닭 속을 채운다. 마지막으로 녹두를 넣고 닭이 푹 고아지도록 끓이다보면 삼계탕의 더운 김 속에 구수한 냄새가 집안 가득하다.

    지나간 날 속에 그들이 생활전선에서 된 땀방울을 흘리던 젊었던 날들을 돌아다본다. 남 보기엔 그럴듯한 직업을 가졌던 역군들이었지만 나름대로 고생했던 남편의 오랜 친구들이다. 모두 살기 어려웠던 그들의 젊은 시절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많은 인내와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들이었었다. 젊음과 바꾼 시간 속에서 조금씩 삶의 질이 향상되려는 찰라 어느덧 정년이 찾아왔다. 젊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중심의 자리에서 밀려난 소외감과 멀어져가는 젊음에 대한 상실감 또 한 컸으리라.

    거침없이 떠들썩한 그들은 이열치열을 음미하면서 맛있게 먹어준다. 거실 밖에는 30가 넘는 무더운 날씨지만 시원한 대청마루에서는 머리카락에 서리가 하얗게 내린 십대의 개구쟁이 소년들이 소주 한잔에 추억을 안주삼아 사뭇 화기애애하다. 남편과 그들은 세월이 비켜 간 듯 말씨도 행동도 모두 철부지 십 팔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내년 여름쯤엔 모이는 장소를 한번 옮겨봐야겠다. 우리 집 가까운 곳에 낙동강 둑을 따라 길게 뻗은 벚꽃나무 터널이 있다. 봄이면 탄성이 터지는 벚꽃터널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소문난 곳이다. 부산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강서의 명품길이다. 벚나무 숲과 세콰이어 그늘이 드리워진 맥도쉼터 쯤에 초록의 그늘 아래서 보양식의 후식으로 시원한 수박 한 덩이와 청량하게 불어주는 강바람을 온몸으로 만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해질녘쯤이다. 시내로 돌아가는 그들에게 남편이 틈틈이 가꾼 싱싱한 풋고추와 그리고 가지 한 봉지와 화초로 기른 닭이 낳은 유정란 몇 개를 들려 보내는 재미도 흐뭇하다.

    멀리서 머지않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온다는 가을을 기다리면서 다시 돌아올 내년 여름엔 그들에게 푸른 초원에서 짙은 산소를 뿜어대는 맥도자연생태공원의 나무들과 갈대의 숲에 그들의 건강한 노년의 삶을 기대하면서 남편의 옛 친구들을 초대할 계획을 밑그림으로 그려본다.





자유이용 불가(저작권법 제24조의2 제1항 제1호 ~ 4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됨)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
문화체육과 / 공보계 (051-970-4074)
최근업데이트
2018-11-20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구정관련 건의사항 또는 답변을 원하는 사항은 강서구에바란다 코너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